하느 (@harne_ / http://blog.naver.com/harne_)
동화 속 얘기 같다고
그런 신기한 일이
하지만 이건 틀림없는
엄마가 좋아하게 된 사람은
늑대
늑대아이
늑대아이 아메
늑대아이 아메와
늑대아이 아메와 유키
엄마는 도쿄 외곽에 있는
등록금은
생활비는 아르바이트를
세간에서 현자로
확실히 자신이 뛰어난
하지만 진·선·미, ...
어느 초여름 날
엄마는 대학에서
옷깃이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
교과서도 없이 그저 한결같이
다른 학생들과는
잠깐만요
이거, 출석표...
작성해서 제출해야
- 그래서...
여기 학생이 아니야
거슬린다면 이제 안 올게
잠깐만요
그쪽이 학생인지
그보다 좀 전 강의는 교과서
같이 보실래요?
금요일에 오시면 될 거예요
감사합니다
기다리셨습니다
자, 들어오세요
이 재판의 고소인은
정치 권력을 갖고 있던
웅변가 리콘, 3명입니다
대표는 멜레토스였지만
아니토스가 뒤에서
평소엔 뭐 하고 놀아?
음식은 뭐 좋아해?
지금까지 어떤 사람을
넌 왜 하나야?
이름?
응
내가 태어났을 때, 뒤뜰에
심은 게 아니라
그걸 보고 아빠가
꽃(하나)처럼 웃음을
괴로울 때든 힘들 때든
그러면 대부분
그래서 아빠 장례식 때도
그랬더니 친척분들이
엄청 혼내고...
그치만 역시
안 그래
다행이다
같은 동네라도
돈이 많은 집, 없는 집
가족이 많이 있는 집
아기가 있는 집
집이 있었으면 좋겠다
'다녀왔습니다' 하고
신발 벗고
의자에 푹 걸터앉고
그럼 좋겠어
책장을 만들 거야
책이 가득 차면 또
뭘 하든 어때
그럼 내가
하나
왜?
너한테 꼭 해야
뭐든 말해
사실...
내일 얘기할게
응
하나
미안, 하나
잘못했어
지금까지 아무한테도
무서웠어
하지만 더 일찍
아니, 보여줘야 했어
보여줘?
잠깐만 눈 감고 있어
좀 더
이제 됐어?
비웃을지도 모릅니다
있을 리 없다고
저희 엄마의 이야기입니다
늑대인간이었습니다
국립대 학생이었어요
장학금으로 해결하고
두 개 뛰면서 마련했지요
평판이 인물은
분야 외에 잡학에도 능하지
아빠를 발견했습니다
필기를 하는 그 뒷모습은
전혀 달랐다고 합니다
출석이 인정돼요
- 나
아닌지는 전 몰라요
없으면 좀 어려울 거예요
시인 멜레토스
유력자 아니토스
꾸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
좋아했어?
코스모스가 피어있었어
저절로 자라난 코스모스
갑자기 떠올랐대
잃지 않는 애로 자라라고
억지로라도 웃으라면서
넘길 수 있을 거래
계속 웃고 있었어
불경스럽다고
불경스러웠으려나?
집안은 전혀 달라
혼자 사는 집
노인들만 사는 집
세수하고 손 씻고
새 책장을 만들 거야
내 집인걸
'어서 와'라고 해줄게
할 말이 있어
얘기한 적 없어
네가 떠나버릴까 봐
말했어야 했어